마태복음 8:1-4

 

그는 지금 제사장에게 가는 중입니다. ‘부정하다는 말 한 마디에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격리되었던 그는 다시깨끗하다는 인정을 받고 사랑하는 아내와 딸에게 돌아가기 위해 달려가고 있습니다. 전염병 판정을 받고 수년동안 가까이 갈 수 없었던 아내와 딸에게마음은 이미 아내를 끌어안고 딸아이를 번쩍 들어 올립니다.”

마태복음 8장의 예수님을 만나 치유받은 한 나병환자의 이야기를 극화시킨 글입니다(예수님처럼, 헨리 나우엔). 원치 않는 전염병을 얻어 슬픈 격리를 당한 한 나병환자가 먼 발치에서 예수님께 요청합니다. ‘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.’ 이 때 성경은 이렇게 표현합니다. ‘예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이르시되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(3).’ 접촉이 금지되어 있는 나병환자에게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면서 예수님은 그를 고칩니다. 병보다 더 깊은 마음의 상처를 돌보는 예수님의 마음이 아닐까요?

제가 거주하고 있는 미국 워싱턴주 벨뷰 근처 커클랜드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증 환자가 많이 나오면서 워싱턴주에는 전염병이 빠른 확산세를 타고 있습니다.

신문에 나온 한 사진이 눈길을 끌었습니다. 요양원 안에 있는 남편을 아내가 건물밖에서 창문을 통해 만나시는 노부부의 모습이었습니다. 감염된 남편에게 아내는 가까이 갈 수 없습니다. 가족조차 분리시켜 놓고 마는 전염병에 마음도 상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. 이런 때 누가 옆에서 재채기라도 하면 온갖 짜증섞인 불만이 욕설과 함께 자기도 모르게 입에서 나옵니다. 병보다 더 깊은 두려움과 분노가 사회에 가득 차오릅니다.

모든 사람들이 병원균과 환자로부터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안전지대에 머물고자 하는 이 때에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용감하게 달려가는 의료진들은 참으로 영웅같다는 생각이 듭니다. 아니, 그들은 진정한 영웅입니다.

제 가족 중에 병원 직원이 있고, 약사가 있습니다. 날마다 환자를 접해야하는 환경에서 그들은 한 번도 그 환경을 거부한 적이 없습니다. 그들은 제 옆에 있는 작은 영웅들입니다. 그 마음이 고맙고 그 용기가 가상합니다.

하나님 앞에 나가서는 간절히 기도합니다. 마가복음 1617-18절에 보면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그들이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말씀하셨으니 그들을 그 창궐하는 전염병 중에서 보호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. 그렇습니다. 그런 상황이라면 하나님의 약속을 의지하면서 전염병 현장에 가야합니다. 전염병으로부터 방역과 치료도 하지만 두려움과 격리된 슬픔을 겪는 상한 마음들을돌보는 일 또한 중요합니다.

전염병이 창궐한 곳에 가서 애쓰는 봉사자들이 있는가 하면 격리와 방역으로 비감염자를 돌보는 일도 또한 필요합니다. 성경에 보면 그 두 가지 모습을 모두 보여주고 있습니다. 예수님은 환자들을 찾아가 고쳐주고 위로하셨습니다. 한편 구약의 제사장들은 전염병이 생겼을 때 이를 진단하고 방역을 하며 환자들을 격리함으로 공동체를 보호했습니다.

레위기 1314장에는정하고 부정한 것을 진단하는 규례(13:59)’가 나옵니다. 전염병이 생겼을 경우 이를 진단하고 격리하는 매뉴얼, 즉 행동지침입니다. 13장에서 소개된 나병은 본래 히브리어로는 짜라아트즉 전염성이 있는 악성 피부병을 의미하는데 13장 전체에는 그런 종류의 피부증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전염병’ 21가지가 소개되고 있습니다. 그 병균의 증상이 옷이나 가죽에 나타날 때는 불태우고, 건물에 나타날 때는(14) 폐쇄수리하여 방역하고, 사람의 피부병으로 나타났을 때는 격리합니다. 매우 구체적인 전염병 매뉴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.

병자를 치료하거나 방역을 하거나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다면 감염증 환자와 병들어가는 사회의 약해진 마음을 돌보는 일입니다. 하나님! 우리를 고쳐주소서!